텃밭 관리 일자리, 도시농업과 시니어의 만남

도심 속에 숨은 녹색 공간, 바로 ‘도시 텃밭’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도시농업이 새로운 일자리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은퇴 이후 삶을 고민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활동으로 확장된 텃밭 관리 일자리는,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해법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농업의 배경부터 시니어 일자리로서의 가능성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도시농업은 단순히 흙을 일구고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넘어, 도시 공간의 새로운 활용과 지역 공동체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자투리땅, 공원, 옥상 등을 활용해 작은 규모의 농업이 이루어지며, 환경 보호와 식량 자급이라는 실용적 가치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도심에서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도시농업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또한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의 도시농업 장려 정책과 더불어, 교육, 체험, 일자리 창출을 융합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텃밭은 단순한 여가 공간이 아닌 복합 기능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한 도시농업은 고령 인구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은퇴 후 삶에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입니다. 시니어들은 오랜 경험과 지혜를 갖추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사회적 단절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텃밭 관리 일자리는 낮은 진입장벽, 규칙적인 활동, 지역사회와의 연결이라는 장점으로 시니어에게 적합한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도시농업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수 후에는 지역 텃밭 관리, 교육 보조, 수확물 분배 등의 활동을 통해 일정한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일자리는 정기적인 물리적 활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사회적 역할 수행이라는 자긍심도 제공해줍니다.

텃밭 관리 일자리는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로 나뉩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공공텃밭 관리자’입니다.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 텃밭의 조성과 유지, 작물 재배, 수확, 쓰레기 정리 등을 맡는 직무입니다. 이외에도 도시농업 교육 보조, 학교텃밭 프로그램 운영, 사회적 농업 프로그램 보조 등의 역할도 있습니다.

특히 복지시설이나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텃밭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 시니어 도시농업 활동가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외에도 수확물을 지역 내 저소득층에게 나누는 ‘나눔 텃밭’ 활동도 존재하며, 그 안에서 도움 주는 사람으로서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입니다.

텃밭을 가꾸는 행위는 단순한 노동이 아닙니다. 식물을 돌보는 과정은 시니어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만족을 제공합니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는 것을 지켜보는 모든 과정은 일종의 ‘생명 돌봄’ 활동으로, 우울감 해소와 자존감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일정한 시간에 맞춰 텃밭을 방문하고, 물을 주고, 수확하는 반복적이지만 규칙적인 활동은 운동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근력·유연성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관절과 허리 사용이 많아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햇빛을 자주 쬐면서 비타민 D 생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텃밭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건강을 회복하는 자연 치료의 장인 셈입니다.

서울 노원구의 ‘도시농업 시민참여단’은 텃밭 활동을 기반으로 시니어들의 사회 참여를 유도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은 공공텃밭을 직접 관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확물 일부를 지역 복지기관에 기부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에도 기여하는 긍정적 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예는 부산의 ‘그린일터 도시농업단’입니다. 이곳에서는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도시농업 교육을 실시하고, 수료 후에는 텃밭 코디네이터, 작물 관리 책임자 등의 역할로 연계합니다. 이처럼 제도적 뒷받침과 커뮤니티 중심의 접근이 더해질 때, 시니어 도시농업 일자리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델로 정착할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니어라면 먼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지자체나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도시농업 교육 프로그램이나 텃밭 분양 신청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영리단체나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도시농업 봉사단’, ‘텃밭 코디네이터 양성과정’ 등에 참여해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기본적인 농업 지식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의 소통법, 농작물 안전성 등에 대한 교육도 받을 수 있으며, 교육 수료 후에는 텃밭 일자리로의 연계 가능성도 열립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자세입니다.